부모와 함께하는 학습코칭 100일 - 72일차(부모가 진로를 강요하면 생기는 문제)
부모가 진로를 강요하면 생기는 문제
71일차에서는 직업체험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아이가 다양한 직업을 직접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흥미와 강점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 진로교육의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부모가 반드시 생각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주면서도 부모가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요?
"그래도 너는 의사가 되는 게 제일 좋아."
아이가 여러 가지 직업을 경험했지만 결국 부모가 원하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면, 그 경험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요?
진로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부모의 기대와 다른 선택을 했을 때 그 선택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걱정합니다.
좋은 직업을 갖기를 바랍니다.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하기를 바랍니다.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진로 방향을 제시합니다.
문제는 조언이 어느 순간부터 강요로 바뀌는 데 있습니다.
"엄마는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중학교 3학년 민서(가명)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학교 미술시간뿐 아니라 집에서도 자주 그림을 그렸다.
친구들은 민서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이야기했고, 민서 역시 미술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부모는 민서에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는 안정적인 직업을 원했고, 어머니 역시 대학 진학과 취업을 고려해 특정 전문직을 선호했다.
부모는 민서에게 말했다.
"그림은 취미로 하면 되지."
"미술해서 먹고살기 힘들어."
"공부 잘하니까 더 좋은 길을 선택해야지."
민서는 처음에는 부모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조차 부모에게 미안한 일이 되어 버렸다.
결국 민서는 미술을 포기했다.
그런데 공부가 더 잘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잃어버리면서 학습 의욕까지 떨어졌다.
부모는 걱정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는데 왜 공부도 안 하니?"
민서는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 민서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미술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싶었던 것이다.
부모의 진로 조언과 진로 강요는 다르다
부모가 아이에게 진로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모는 아이보다 사회 경험이 많기 때문에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문제는 누가 최종적으로 선택하는가이다.
부모의 조언은
"이런 직업도 있고, 이런 장단점이 있어. 한번 알아보는 건 어떨까?"
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강요는
"너는 반드시 이 직업을 해야 해."
라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둘의 차이는 단순히 말투의 차이가 아니다.
선택권의 주체가 누구인가의 차이다.
부모가 진로를 강요하는 이유
진로를 강요하는 부모를 단순히 '나쁜 부모'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경우 그 안에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불안이 함께 존재한다.
① 아이가 실패할까 봐 두렵다
부모는 아이가 잘못된 선택을 해서 고생할까 봐 걱정한다.
"내가 살아 보니까 이 길은 힘들어."
"그 직업은 전망이 좋지 않아."
"나중에 후회할 거야."
이런 말은 부모의 경험에서 나온 조언일 수 있다.
그러나 부모가 경험한 세상과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다를 수 있다.
②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마음
부모는 아이가 경제적으로 안정되기를 바란다.
특히 취업이 어렵거나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는 부모의 불안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래서
"공무원이 좋다."
"전문직이 안정적이다."
"대기업에 가야 한다."
와 같은 기준을 아이에게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정성만으로 진로를 결정하면 아이의 적성이나 가치관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을 수 있다.
③ 부모가 이루지 못한 꿈
때로는 부모 자신의 경험이 아이의 진로 선택에 강하게 개입한다.
"나는 공부를 제대로 못했지만 너는 꼭 좋은 대학에 가야 해."
"나는 하고 싶은 일을 못했으니 너는 네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해."
이처럼 부모가 자신의 미완성된 경험을 아이의 삶에 투영할 수 있다.
특히
"내가 못 이룬 꿈을 아이가 이루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은 매우 강력하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두 번째 인생이 아니다.
부모의 꿈과 아이의 꿈은 다를 수 있다
부모가 의사가 되고 싶었던 경험이 있다고 하자.
그 부모가 아이에게 의사가 되라고 요구한다면 아이는 부모의 꿈을 대신 살아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부모가 힘든 직업을 경험했다면 아이에게 그 직업과 관련된 모든 진로를 피하게 할 수도 있다.
이것 역시 아이의 선택을 제한한다.
부모의 경험은 아이에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보와 결정권은 구분되어야 한다.
부모는 자신의 경험을 알려 줄 수 있다.
하지만 그 경험을 근거로 아이의 결론까지 대신 내려서는 안 된다.
진로 강요가 아이에게 미치는 첫 번째 문제
자기결정권이 약해질 수 있다
진로는 아이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선택이다.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
어떤 분야를 전공할 것인지,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와 연결된다.
그런데 중요한 결정을 계속 부모가 대신해 주면 아이는 자신의 선택을 연습할 기회를 잃는다.
어릴 때는
"엄마가 골라 주세요."
라고 말하던 아이가 성장하면서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라고 말할 수 있다.
결정을 대신해 주는 것이 당장은 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결정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두 번째 문제
부모의 기대에 맞추는 아이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부모가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면 칭찬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부모가 싫어하는 진로를 선택하면 실망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아이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지?"
보다
"부모님이 무엇을 좋아하실까?"
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진로 선택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진로는 자기 삶의 방향을 찾는 과정인데, 다른 사람의 평가를 만족시키기 위한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문제
진로 선택에 대한 불안이 커질 수 있다
부모가 특정 직업을 강조하면 아이는 그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
"의사가 되지 못하면 실패한 것 같아요."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면 부모님이 실망할 것 같아요."
"친구들은 다 목표가 있는데 나는 모르겠어요."
이런 생각이 반복되면 진로가 기대와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이 아니라 평가받는 시험처럼 느껴질 수 있다.
네 번째 문제
학습동기까지 떨어질 수 있다
진로와 학습은 연결되어 있다.
아이가 자신의 목표와 공부를 연결하면 학습에 의미를 느끼기 쉽다.
하지만 부모가 결정한 진로를 위해 공부해야 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아이는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부모가 아무리 좋은 계획을 만들어 주어도 아이에게 목표에 대한 주인의식이 없다면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다섯 번째 문제
반항과 갈등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사춘기에는 부모의 통제에 민감해질 수 있다.
부모가
"이렇게 해야 해."
"저렇게 해야 해."
라는 말을 반복하면 아이는 진로 문제를 부모와의 힘겨루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면 대화가 다음과 같이 바뀐다.
부모:
"너는 의대에 가야 해."
아이:
"싫어요."
부모:
"왜 싫은데?"
아이:
"그냥 싫어요."
부모:
"네가 뭘 안다고 그래?"
아이:
"엄마 아빠가 내 인생 살아요?"
이런 상황에서는 진로에 대한 합리적인 대화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여섯 번째 문제
진로를 선택한 뒤에도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
부모가 원하는 진로를 선택했는데 아이가 그 길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아이의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생길 수 있다.
"내가 원해서 선택한 게 아닌데."
그러면 실패했을 때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감보다 부모에 대한 원망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의 선택으로 어려움을 경험한 아이는
"내가 선택했으니 다시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선택권은 책임감과 함께 성장한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해"도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고 부모가 무조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라고 말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모를 수도 있다.
직업의 현실을 충분히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필요하다.
부모는 선택을 대신하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것이 진로코칭의 중요한 원리다.
부모는 '진로 결정자'가 아니라 '진로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진로 조력자로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아이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경험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
현실적인 조건을 설명하고,
장단점을 함께 비교하고,
아이의 생각을 질문하고,
필요할 때 전문가를 연결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최종 선택의 주체는 아이가 되어야 한다.
이를 간단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부모 = 정보 제공자
부모 = 경험 지원자
부모 = 현실 조언자
부모 ≠ 진로 결정자
부모가 먼저 확인해야 할 것
아이의 진로를 이야기하기 전에 부모 자신에게 질문해 보자.
"내가 원하는 것은 아이의 행복인가?"
"아니면 내가 생각하는 성공인가?"
"내가 원하는 직업을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아이의 적성과 흥미보다 사회적 평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이의 실패가 두려워서 선택을 대신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불안이 진로 강요로 변하는 순간
부모는 아이가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면 불안해진다.
"고등학교 올라가는데 아직 꿈이 없어."
"친구들은 다 학원을 다니는데 우리 아이만 목표가 없어."
"대학 학과를 빨리 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불안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진로를 빨리 결정하는 것과 진로를 잘 결정하는 것은 다르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탐색의 질이다.
꿈이 없는 것이 반드시 문제일까?
63일차에서 우리는 꿈이 없는 아이들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아이에게 아직 명확한 꿈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경험이 부족할 수도 있고,
관심 분야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여러 가지를 탐색하는 과정에 있을 수도 있다.
이때 부모가
"너는 꿈도 없니?"
라고 압박하면 아이는 진로에 대해 더 위축될 수 있다.
대신
"아직 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대신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네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자."
라고 말해 줄 수 있다.
진로는 한 번 결정하면 바꿀 수 없는가?
아니다.
현대의 직업세계에서는 한 사람이 하나의 직업만 가지고 평생 살아간다는 생각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직업을 바꾸기도 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도 하며,
전공과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도 한다.
따라서 진로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완벽한 결정이 아니라
필요할 때 다시 탐색하고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진로 선택에는 '수정권'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진로를 선택하게 했다면 수정할 기회도 주어야 한다.
"네가 선택했으니 끝까지 해야 해."
라는 말은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아이를 잘못된 선택에 묶어 둘 수 있다.
물론 모든 어려움을 피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충분히 경험하고 고민한 뒤
"이 길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
라고 판단한다면 왜 그런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진로는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진로 강요 대신 질문하라
부모가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말의 방식이다.
강요하는 질문
"너는 의대 갈 거지?"
코칭 질문
"의료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가장 관심 있어?"
강요하는 말
"그 직업은 돈을 못 벌어."
코칭 방식
"그 직업을 선택하면 어떤 장점과 어려움이 있을까?"
강요하는 말
"그건 현실적으로 안 돼."
코칭 방식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한번 알아볼까?"
강요하는 말
"엄마 말 들어."
코칭 방식
"엄마는 이런 이유 때문에 걱정돼. 네 생각은 어때?"
질문의 변화가 대화의 방향을 바꾼다.
부모의 의견도 숨길 필요는 없다
자율성을 존중한다고 해서 부모의 의견을 숨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도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다.
다만 의견을 사실이나 명령처럼 전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빠가 경험해 보니 이 분야에는 이런 어려움이 있더라. 네가 선택하기 전에 이 부분은 꼭 알아봤으면 좋겠어."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하지만 결정은 네가 충분히 알아보고 생각해서 했으면 좋겠다."
라고 덧붙인다.
이것이 조언과 강요의 차이다.
부모의 경제적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진로교육에서 한 가지 중요한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모든 진로가 같은 비용과 시간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특정 교육이나 대학 진학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
이때 부모가
"돈이 많이 드니까 안 돼."
라고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범위가 이 정도인데, 네가 원하는 진로를 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까?"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현실적인 제약을 숨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제약을 이유로 아이의 생각 자체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결정해야 할 것
모든 진로 문제를 아이 혼자 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문제는 가족이 함께 논의할 수 있다.
- 경제적 지원 범위
- 교육비
- 생활환경
- 통학 문제
- 필요한 준비 기간
- 가족의 일정
- 안전과 건강
- 현실적인 선택지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조건을 논의하는 것과
"너는 무조건 이 직업을 해야 한다."
라고 결정하는 것은 다르다.
진로코칭에서 중요한 '공동 의사결정'
좋은 진로대화는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다.
아이의 희망
↓
부모의 정보
↓
현실적인 조건 확인
↓
가능한 선택지 탐색
↓
장단점 비교
↓
아이의 결정
↓
필요한 경우 다시 조정
이 과정을 거치면 부모와 아이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편에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것
아이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것은 모든 선택에 무조건 찬성한다는 뜻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충분한 정보 없이 충동적으로 선택했다면 부모는 질문할 수 있다.
"그 선택을 한 이유가 뭐야?"
"그 직업에 대해 어떤 정보를 알아봤어?"
"실제로 그 일을 하는 사람에게 물어봤어?"
"그 일을 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해?"
이런 질문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결정을 더 깊이 생각하도록 돕는다.
존중과 방임은 다르다.
부모는 방향을 함께 살펴볼 수 있지만 결정권을 빼앗지는 않아야 한다.
71일차의 직업체험과 연결해 보기
71일차에서는 아이가 직업체험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발견하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72일차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아이에게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직업체험 후
"저는 이 직업은 싫어요."
라고 말했을 때 부모가
"그래도 안정적인 직업이잖아."
라고 말하면 체험의 의미가 사라진다.
대신
"어떤 부분이 너와 맞지 않았어?"
라고 물어보자.
그 질문 속에서 아이는 자신의 성향을 발견할 수 있다.
진로 강요가 아닌 '진로 대화' 만들기
가정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진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단, 진로 이야기를 성적 이야기로 바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번 시험 몇 점 받았어?"
보다
"최근에 재미있었던 활동이 뭐였어?"
라고 질문한다.
"어떤 대학 갈 거야?"
보다
"요즘 관심 있는 분야가 있어?"
라고 질문한다.
"장래희망 정했어?"
보다
"최근에 새롭게 알게 된 직업이 있어?"
라고 물어본다.
부모가 절대 비교해서는 안 되는 말
진로와 관련된 비교는 아이에게 특히 강한 압박을 줄 수 있다.
"친구는 벌써 목표가 있대."
"네 사촌은 의대 간다고 공부 열심히 하잖아."
"다른 아이들은 자기 진로를 다 정했는데 너는 왜 모르니?"
이런 비교는 아이의 진로를 발전시키기보다 자신에 대한 평가와 불안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진로는 경쟁이 아니다.
아이마다 출발점도 다르고,
관심도 다르고,
성장 속도도 다르다.
부모가 바꾸어야 할 진로 언어
| 강요의 언어 | 코칭의 언어 |
|---|---|
| "너는 이 직업을 해야 해." | "어떤 일을 하고 싶어?" |
| "그건 현실적으로 안 돼." | "현실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
| "그 직업은 별로야." | "그 직업의 장단점을 같이 알아볼까?" |
| "친구들은 다 정했어." | "너에게 맞는 속도로 찾아보자." |
| "엄마가 다 알아." | "엄마가 아는 정보도 함께 살펴보자." |
| "네가 뭘 안다고 그래?" | "네 생각을 한번 들어보고 싶어." |
| "그 길로 가면 후회해." |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어떤 점을 확인해야 할까?" |
부모의 말이 바뀌면 아이가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정답을 알려 주고 싶어 한다.
"이 직업이 좋아."
"이 대학이 좋아."
"이 학과가 전망이 좋아."
하지만 진로에는 모든 아이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아이에게 좋은 선택이 다른 아이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부모가 제공해야 할 것은 정답보다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다.
진로 선택의 기준을 만들어 보자
아이와 함께 다음 항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나는 어떤 환경에서 편안한가?
나는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나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가?
나는 혼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하는가?
나는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나는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가?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쌓이면 아이만의 진로 기준이 만들어진다.
진로 선택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이해다
결국 진로교육의 핵심은 직업 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니다.
자기이해 → 직업이해 → 경험 → 비교 → 선택 → 성찰 → 조정
이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아이에게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진로교육이다.
부모를 위한 진로코칭 7원칙
1. 아이의 꿈을 먼저 듣는다.
부모가 말하기 전에 아이가 말하도록 한다.
2. 직업보다 이유를 묻는다.
"왜 그 직업이 좋아?"라고 질문한다.
3.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말보다 경험이 자기이해에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다.
4. 현실적인 정보는 솔직하게 제공한다.
좋은 점뿐 아니라 어려움도 알려 준다.
5. 부모의 의견과 아이의 결정을 구분한다.
"엄마 생각은 이렇지만 결정은 네가 해야 해."
6. 진로를 성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진로 선택과 성적을 동일한 기준으로 보지 않는다.
7.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진로는 한 번의 결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준다.
부모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오늘 밤 아이가 잠든 뒤 다음 질문에 답해 보자.
나는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가, 아니면 아이의 미래를 통제하고 있는가?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걱정하는 부모는 아이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통제하는 부모는 아이 대신 결정한다.
걱정하는 부모는 아이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통제하는 부모는 넘어지지 않도록 모든 길을 미리 막는다.
걱정하는 부모는 아이의 의견을 듣는다.
통제하는 부모는 아이의 의견을 설득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학부모 실천과제
실천 1. 아이에게 질문 하나만 해 보기
오늘은 진로에 대해 조언하지 말고 다음 질문만 해 보자.
"요즘 네가 해 보고 싶은 것은 뭐야?"
아이의 대답을 평가하지 않는다.
실천 2. 부모의 기대를 종이에 적어 보기
다음 문장을 완성해 보자.
"나는 우리 아이가 ____________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질문한다.
"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는가?"
그 이유가
아이의 행복인지,
부모의 불안인지,
사회적 평가인지,
경제적 안정인지,
부모 자신의 미완성된 꿈인지 살펴본다.
실천 3. 아이에게 선택권 하나 주기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이번 주말에 직업 관련 활동 하나를 해 본다면 무엇을 선택하고 싶어?"
아이가 선택하도록 한다.
부모가 기억해야 할 한 문장
"아이의 진로를 대신 결정하는 부모보다, 아이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부모가 더 강한 부모다."
부모는 아이보다 세상을 더 많이 경험했다.
그래서 아이에게 알려 주고 싶은 것이 많다.
하지만 부모의 경험은 아이의 미래를 대신 살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마무리 글
부모에게 아이의 미래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아이보다 부모가 더 조급해집니다.
"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이제 고등학교인데."
"대학 전공을 정해야 하는데."
"이 직업이 가장 안정적인데."
부모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걱정이 있습니다.
그 걱정은 사랑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사랑이 지나치게 불안해지면 통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통제가 반복되면 아이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힘을 잃을 수 있습니다.
진로교육의 목적은 아이를 부모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입니다.
부모는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아이보다 먼저 길을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부모가 더 현실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의 길까지 대신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길을 보여 주고,
위험한 곳을 알려 주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경험할 기회를 마련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가 정해 놓은 완벽한 미래가 아닙니다.
자신이 선택하고,
경험하고,
실수하고,
다시 선택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진로를 스스로 선택해 본 아이는 미래에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찾아와도 다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직업이 바뀌어도,
환경이 바뀌어도,
사회가 바뀌어도,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도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질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진로교육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것.
이것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진로코칭의 원칙입니다.